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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꿀밤 떨어지는 소리를 듣다 본문
덜 깬 잠을 부비며
천자루 하나 들고
뒷산 꿀밤나무 밑으로 갔지
동갑내기 분숙이 부수수한 머리로 나타나면
잠이 확 달아나 버리고
날랜 손이 되어 동글동글
꿀밤을 줍지
게으른 다람쥐
그제야 우리와 날경쟁이지
밤새 떨어진 꿀밤은 순식간에 바닥나고
잠시 엉덩이를 붙이고 재잘거리면서도
내 귀는 꿀밤 잎사귀
톡
아침 공기를 가르며 꿀밤 떨어지는 소리
꿀밤나무 비탈 아래는 대나무숲
꿀밤은 자꾸 그쪽으로 숨어 떨어지지
다람쥐보다 작은 우리 손
그곳이 어디든 잠깐이면 찾아내지
나는 싫어라 했던 겨울밤 묵 한 판을 위해
가을 아침이면 꿀밤나무 아래로 내몰렸던 나
마흔이 넘어서야 겨울밤 묵 한 그릇의 참맛을 알았네
톡
서늘한 가을 아침, 내 맘의 대문 두드리는 소리
다람쥐야 어서 와 그 땐 내가 미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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