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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멧돼지가 다녀갔다.

벽겸 2009. 8. 5. 09:00
며칠 집을 비웠더니 멧돼지가 옥수수밭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
우리집이 이사오기 전까지  멧돼지가 고구마밭을 엉망으로 만들어서
속상했다는 뒷밭 할아버지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정작 경험하기는 처음이다.
개들이 사라지고 사람도 없는 집을 어찌 그리 잘 알고 찾아왔는지.
옥수수를 분질러 줄기도 옥수수도 모두 갉아먹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바로 옆에 있는 토마토나 고추, 대파, 피마자는 멀쩡하다.
멧돼지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꼭 집어서 먹었나보다.
그나마 고맙다.
나는 갑자기 배고픈 멧돼지가 불쌍해져서 보고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사람들이 훼손한 먹이사슬 때문에 괜히 멧돼지만 애꿋은 말썽쟁이취급 받고 있으니,
우리집에서 난 맛있는 옥수수를 못먹게된 건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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