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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베기

벽겸 2009. 10. 23. 02:06
남편이 들깨 기름을 하루에 한숟가락씩 먹어대니 들깨농사를 아니지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 들깨는 거름을 안해도 무럭무럭 잘 자라고
약을 안해도 수확할 수 있다.
비록 잎은 벌레 때문에 생으로 먹기가 좀 그래도 들깨수확에는 큰 지장이 없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면 당연히 심을 때와 거둘 때를 알아야 하는 법인데,
남들 다 심고나면 그제야 부랴부랴 심고
남들 다 수확을 끝내고야 이제 수확한다고 뒤늦게 바쁘니,
나도 내 자신이 한심스러울 때가 많다.
실컷 심으면 뭐해 수확시기를 놓치면 심느라고 고생한 것만 억울하지.
들깨를 지난주나 지지난주에 벴어야 됐나보다.
반은 익어서 씨앗이 저절로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고 한심해라.
속으로 혀를 차며 오늘 거의 종일토록 들깨를 벴다.
바닥에는 이미 들깨가 반쯤은 쏟아져 있어서 내년에는 특별히 들깨씨를 뿌릴 필요도 없겠다.
이것도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한 방법이긴 하겠지만 참으로 한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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