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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충만한 노동

벽겸 2009. 11. 11. 21:49

맑은 하루였다.  
따사로운 가을볕을 등지고 앉으니 마음과 몸이 다 따뜻해졌다.
간단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데도 자꾸자꾸 미루다
마음만 바빠지는 듯해 오늘은 날잡은 모양으로 종일토록
하나하나 일을 처리해나갔다.
표고버섯 딴 것 말리고,
모과  납작납작 썰어 말리고,
건도라지 말리던 것 마저 햇볕에 내 놓고,
쑤세미 삶은 것 껍질 벗겨 말리고...
그러고 보니 해님에게 여러가지로 은혜를 받고 있다.
해님 감사!
그러는 틈틈 오랫만에 블로그에 들어와 시도 두 편 옮기고,
내가 즐겨찾는 싸이트 들어가 밀린 글도 읽고,
틀어놓은 들깨를 체에 쳐서 두 되 정도 깨끗하게 정리하고
저녁무렵에는 미루고 미루던 양파 모종도 심고,
절여서 씻어놨던 갓김치도 담고,
아, 정말 일 많이 했네.
게다가 이웃 택배부쳐주는 볼일도 봐주고,
딸 아들 데리고 병원도 가고, 한의원도 가고.
이렇게 나열을 해놓고 보니 오늘은 충만한 노동으로 꽉 찬 하루였다.
수고했다. 내 몸아. 너무 많은 일을 했구나. 이제 그만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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