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옻 본문

생활의 발견

벽겸 2010. 5. 12. 01:22
만화 '식객'에 보니 애인이나 마누라한테도 비밀로 하고 먹는 음식이 있었다.
바로 옻순이다.
두릅순, 음나무순, 참죽순, 죽순 다 먹어보았지만
옻순을 먹어본 적이 없는 나는 몹시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애인한테도 숨기나.
그 이야기를 같이 차작업하는 스님에게 했더니
스님집에 있다면서 순을 따주는 게 아닌가?
애인도 마누라도 아닌데 이렇게 고마울수가!
혹시 옻이 오를까 약간의 주저함은 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귀한 것을 아니 먹을 수가 있나.
스님 말에 의하면 초장이 아니라
고추장에 들기름을 친 장을 만들어 찍어먹어라는 거였다.
그걸 들기름고추장이라고 불러야 하나?
어쨌든 참 고소하고 맛있었다.
옻순의 맛에 대해 말하자면
글쎄, 맛있긴 했지만 즉시 데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점심시간에 먹어라 해서 먼저 시식하고는 남겨서
딸과 남편에게 숨기지 않고 저녁상에 올렸다.
약 이틀쯤 뒤에 걱정했던 옻이 올랐다.
옛날에 은행옻을 탄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굉장히 가려워서 약을 안먹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때만큼은 가렵지 않아서 약을 안먹고 사흘째 견디고 있다.
모기한테 물렸을 때의 가려움보다 약한 편이라고 해야할까?
어쨌든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는 간지러운 것도 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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