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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연두빛 싹들이 올라온다

벽겸 2010. 4. 22. 11:02
섬진강변에서 먼저 오른 연두빛이 이제 점차 녹색으로 변해가고있는 이즈음
우리집 언덕으로 연두빛이 번져오고 있다.
먼저 물오른 나무는 연둣빛이 진하고
이제 물오르는 나무는 아주 연한 연두빛으로 세상과 인사한다.
비온 뒤끝에 남은 약간의 먹구름이 있어도 맑고 서늘한 날이다.
밀과 보리가 초록으로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깨끗해진 들판을 보니 마음이 개운해진다.
비닐하우스 없이 사철 변화하는 들판을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이곳에 와서 알았다.

어제 처음으로 녹차를 땄다.
정말 많이도 늦된다.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 겨우 400그램이다.
너무 적은 양이라 솥에 덖는 것도 손으로 비비는 것도 어려웠다.
그래도 차를 따고 덖고 비비는 일이 내게는 수행처럼 생각된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자 자신을 연마하는 시간이다.
감사합니다.
신과 우주와 나무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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